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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15분 읽기

CES 2026 미리보기: 'AI 에이전트'를 넘어 '피지컬 AI' 로봇 시대로

다가오는 CES 2026, 한국 기업들의 키워드는 '로봇'입니다. LG전자의 양팔 로봇 '클로이D'부터 삼성, 현대의 미래 기술까지 미리 살펴봅니다.

kim-tae-young
에디터
2025년 12월 26일

매년 1월, 전 세계 테크 트렌드의 이정표가 되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2026년에도 어김없이 라스베이거스를 달굴 예정입니다. 개막을 열흘 남짓 앞둔 12월 26일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티저 전쟁이 한창입니다. 2024년과 2025년의 화두가 화면 속의 ‘생성형 AI’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에이전트’였다면, 2026년 CES의 주인공은 단연 AI가 물리적 실체를 입고 현실 세계로 걸어 나오는 ‘피지컬 AI(Physical AI)’, 즉 로봇이 될 전망입니다. 그 중심에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이 있습니다.

LG전자: “가사 노동의 종말”, 양팔 로봇 ‘클로이D’ 공개

가장 먼저 이목을 끈 것은 LG전자입니다. LG는 25일 공식 채널을 통해 CES 2026에서 공개할 차세대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D(CLOiD)‘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름의 ‘D’는 역동성을 뜻하는 ‘Dynamic’과 꿈을 뜻하는 ‘Dream’의 중의적 표현이라고 합니다.

기존의 가정용 로봇들이 바퀴로 굴러다니며 모니터링을 하거나 간단한 알림을 주는 수준이었다면, 클로이D는 차원이 다른 ‘행동력’을 보여줍니다. 공개된 영상 속 클로이D는 두 개의 팔과 각 손에 달린 5개의 손가락을 이용해 섬세한 작업을 수행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리모컨을 줍는 것은 기본이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차곡차곡 정리하거나, 빨래를 개는 모습까지 시연되었습니다. 심지어 아이와 ‘주먹 인사(Fist bump)‘를 하며 감정적인 교감을 나누는 장면은 이 로봇이 단순한 기계가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것임을 암시합니다.

7자유도 팔과 5손가락의 혁신

기술적으로 주목할 점은 양팔의 ‘자유도(Degree of Freedom)‘입니다. 인간의 팔과 유사한 7자유도 관절 모터를 적용하여 부자연스러운 꺾임 없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한, 5개의 손가락은 압력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달걀처럼 깨지기 쉬운 물체도 안전하게 집을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가사 노동 제로(Zero Labor Home)’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뇌를 가진 로봇: VLA (Vision-Language-Action) 모델의 등장

하드웨어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바로 ‘뇌’입니다. 이번 CES 2026에 등장하는 로봇들은 단순한 프로그래밍이 아닌,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는 LLM(거대언어모델)에 시각 정보 처리 능력과 로봇 제어 능력을 결합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의 로봇에게는 “좌표 (x, y)로 이동해서 그리퍼를 30% 힘으로 닫아라”라고 명령해야 했다면, VLA 모델이 탑재된 로봇에게는 “식탁이 좀 지저분하네, 치워줘”라고 말하면 됩니다. 로봇은 카메라로 식탁을 보고 ‘지저분함’을 인지한 뒤, 컵은 싱크대로, 쓰레기는 휴지통으로 분류해서 치우는 일련의 행동(Action)을 스스로 생성합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RT-2, 테슬라의 옵티머스 젠3 등이 보여준 가능성을 한국 기업들이 상용 제품으로 구현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삼성전자: AI 컴패니언 ‘볼리’의 진화와 ‘봇 핸디’의 부활

삼성전자 역시 CES 2026을 벼르고 있습니다. 삼성은 지난해 큰 호평을 받았던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Ballie)‘의 상용화 버전과 함께, 과거 콘셉트로만 공개했던 가사 로봇 ‘삼성 봇 핸디(Bot Handy)‘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 이후 비밀리에 개발해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제품(프로토타입)을 깜짝 공개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습니다.

삼성의 전략은 ‘초연결성’입니다. 로봇 단독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 생태계 안에서 TV, 냉장고, 세탁기 등 모든 가전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집안일을 조율하는 ‘AI 집사’로서의 면모를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로봇이 “주인님이 퇴근 중입니다”라는 정보를 수신하면, 로봇청소기를 돌리고 에어컨을 켜는 식의 시나리오가 더욱 정교해질 전망입니다.

현대자동차: 모빌리티를 넘어 ‘로보틱스’로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인수 이후 꾸준히 로보틱스 기술을 고도화해왔습니다. 이번 CES 2026에서는 자동차 회사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의 가정용/상업용 버전입니다. 그동안 건설 현장이나 위험 지역 감시용으로 주로 쓰이던 스팟에 로봇 팔을 부착하고 친근한 디자인을 입혀, 택배 배달이나 노약자 케어용으로 활용하는 시나리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웨어러블 로봇(착용형 로봇)을 입고 노약자가 등산을 하거나, 무거운 짐을 손쉽게 드는 시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이동의 자유’가 자동차를 넘어 인간의 신체 능력 확장으로 이어짐을 보여줍니다.

맺음말: 로봇과 함께 사는 삶, 2026년이 분기점

CES 2026은 로봇이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나 공장의 기계를 넘어,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오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2025년까지가 AI가 ‘말’을 배우는 시기였다면, 2026년은 AI가 ‘몸’을 얻어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이 거대한 물결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과연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공개될 ‘K-로봇’들이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어떤 놀라움을 선사할지, 그리고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테크디펜드는 CES 2026 기간 동안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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